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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혜운<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ㆍ변호사>
사건 개요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박모 씨는 부모님과 여행을 가기 위하여 2011년 6월 24일 모두투어 여행사의 홍콩·마카오 3박 4일 패키지여행 상품을 계약하고 여행경비 3백62만1천3백원(왕복항공권 1인당 55만7천5백원 포함)을 지급하였다.
여행 일정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9월 10일 주식회사 제주항공이 제공하는 항공편 7C2109로 9시 55분 인천을 출발하여 같은 날 12시35분 홍콩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어 14시 53분이 되어서야 인천을 출발하였고, 결국 예정 도착시간보다 6시간 늦은 18시 33분 홍콩에 도착하게 되었다.
여행사 모두투어는 박씨 가족의 여행 셋째 날 일정을 첫째 날에 진행하였고, 첫째 날 일정은 둘째 날로 미뤄서 진행하여 여유는 없었지만 여행 일정을 모두 진행하였다.
박씨 가족은 항공기 운항 지연으로 3박 4일 여행 일정 중 하루를 인천공항에서 소비하였다고 주장하며 제주항공에게 여행경비의 하루에 해당하는 90만5천3백25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출발 전 엔진 제어 등의 고장기록을 점검하고, 엔진 시운전을 통해 고장여부 확인한 결과 결함이 나타나지 않아 항공기를 출발시켰다. 그러나 정상 출발되지 않았고 재점검한 결과, 엔진공기 배출밸브의 제어 신호에 불일치 현상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원인은 연료 유압으로 동작하는 부품의 결함에서 기인한 것으로 결함의 주원인 부품 HMU(Hydro Mechanical Unit)의 이상이었다. 이 부품은 2개의 채널로 구성되는데 이 중 하나의 채널이 비정상 동작한 것으로 부품 교체에 최소한 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제주항공은 채널이 매 비행마다 바뀌어 동작하기 때문에 1개 채널의 결함을 정비에서 발견할 수 없었고 이는 예견하지 못한 정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하면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고객에게 불편을 드렸다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지연된 구간 운임의 20%를 배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바르샤바조약
제19조(지연) : 운송인은 승객ㆍ수하물 또는 화물의 항공 운송 중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송인은 본인ㆍ그의 고용인 또는 대리인이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하였거나 또는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
항공 - 국제여객 : 사업자의 고의, 과실로 인한 4시간 이상 운송 지연은 운임의 20% 배상(2시간 이상~4시간 이내 운송 지연은 운임의 10%). 단, 기상 상태ㆍ공항 사정ㆍ항공기 접속 관계ㆍ안전 운항을 위한 예견하지 못한 정비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경우는 제외
첫 번째 쟁점은 항공기 운송지연의 원인으로 밝혀진 부품 HMU의 2개 채널 중 한 개의 채널에서 발생한 결함을 ‘안전운행을 위한 예견하지 못한 정비’에 해당한다고 불 수 있는가 여부다. 제주항공은 매 비행마다 채널이 바뀌어서 동작하기 때문에 결함을 미리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이 사고가 항공사로서 예견하기 어려운 부품 설계ㆍ제조상의 결함에 기인하였다거나 또는 항공사의 실질적 통제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채널이 바뀌어 동작하기 때문에 부품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주장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항공 운송이 지연된 시간 동안 승객들에게 자세한 상황 설명 없이 공항에 방치한 것은 ‘바르샤바조약’ 제19조에서 정한 면책사유인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보았다. 따라서 제주항공은 운송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두 번째 쟁점은 항공기 운송 지연으로 입은 박씨 가족의 손해액이다. 박씨 가족 3명은 홍콩ㆍ마카오 3박 4일 패키지 여행경비 3백62만1천3백원 중 하루에 해당하는 90만5천3백25원의 배상을 요구하였다.
위원회가 여행사 모두투어에 확인한 결과 여행 일정은 모두 진행된 것으로 보였다. 다만, 운송 지연으로 인해 여행 일정에 변경이 생기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지 못한 데 대한 상실감 등에 대한 위자료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정한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하였다. 따라서 항공사는 박씨에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4시간 이상 운송 지연에 대한 기준에 따라 지연된 해당 구간 항공운임 3명분의 20%인 16만7천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
태그: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시대, 여행, 항공기, 패키지여행, 모두투어, 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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